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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 주꾸미 낚시 — 태안에서 새벽을 열다

친구들과 함께 태안으로 첫 주꾸미 낚시를 떠났다. 새벽 출발, 묵직한 손맛, 그리고 날씨와 싸운 하루.

#주꾸미낚시#태안#브이로그#낚시입문#주말나들이

주꾸미 낚시 출발 전

새벽에 눈을 뜨다

알람은 새벽 4시. 평소라면 절대 일어날 시간이 아니다. 그런데 낚시라는 말 앞에서는 눈이 번쩍 떠진다. 친구들과 처음으로 주꾸미 낚시를 가기로 한 날이었다.

태안까지 두 시간 남짓. 고속도로는 아직 어두웠고, 차 안은 반쯤 졸린 대화와 편의점 커피 냄새로 채워졌다. 출항 시간에 맞춰 도착했을 때 선착장엔 이미 낚시꾼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


선착장 풍경

주꾸미 낚시, 생각보다 섬세하다

배에 오르고 포인트에 도착했다. 채비를 내리고 기다리는데, 입질이 오긴 하는데 느낌이 묘하다. 무겁지도 않고, 확실하게 당기는 것도 아니다. 줄이 살짝 처지는 듯한 느낌? 그게 주꾸미가 올라와 있다는 신호라고 했다.

그 “살짝 처지는 느낌”을 읽어내는 게 전부다. 말은 쉬운데, 막상 낚싯줄을 잡고 있으면 물결인지 입질인지 구분이 안 된다. 능숙한 사람들은 탁탁 올려서 연신 주꾸미를 끌어냈다. 나는 한참 헤매다가 겨우 한 마리씩 올렸다.


낚시 중

날씨가 변수였다

오전에는 그나마 괜찮았다. 문제는 점심을 넘기면서부터였다. 바람이 세지고 파도가 높아졌다. 배가 흔들리기 시작하면 채비 컨트롤이 어려워지고, 집중력도 흐트러진다.

다른 분들 얘기로는 날씨가 좋은 날은 훨씬 더 많이 잡힌다고 했다. 오늘 같은 날은 손맛이 뜸한 편이라고. 그래도 아예 없는 건 아니어서 다행이었다.


잡은 주꾸미

결과: 주꾸미 열 마리 + 갑오징어 한 마리

하루 종일 낚싯줄을 붙들고 있다가 배에서 내리니 손에 힘이 빠졌다. 총 성적은 주꾸미 열 마리에 작은 갑오징어 한 마리. 잘 잡는 사람들에 비하면 적은 편이지만, 첫 입문치고는 나쁘지 않다는 소리를 들었다.

갑오징어는 예상 밖이었다. 주꾸미 채비에 올라온 건데, 덩치가 작아도 제법 묵직했다.


잡은 것들

먹는 것까지가 낚시다

집에 돌아와 주꾸미를 손질했다. 낚시한 날 바로 먹는 주꾸미는 확실히 다르다. 쫄깃한 식감이 살아있고, 내장이 신선해서 씹을수록 감칠맛이 난다.

볶음으로 먹었는데, 마트에서 사 먹던 것과는 비교가 안 됐다. 새벽부터 이 맛 보려고 나선 거 아닌가 싶었다.


귀갓길

다음엔 날씨 좋은 날에

주꾸미 낚시는 생각보다 섬세한 취미였다. 호쾌하게 끌어올리는 재미보다는 조용히 입질을 기다리고, 미세한 신호를 잡아내는 집중력이 요구된다. 그 부분이 오히려 더 매력으로 느껴졌다.

날씨가 변수라는 걸 이번에 몸으로 배웠다. 다음에는 파도가 잠잠한 날, 좀 더 익숙해진 손으로 다시 와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