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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4시 노량진 수산시장 경매, 대게를 사왔다

처남 덕분에 들어간 노량진 수산시장 경매장. 새벽 4시에 시작하는 경매에서 계모임 돈으로 대게를 직접 경락받아 온 날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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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량진 수산시장 새벽 경매장 전경

처남이 킹크랩을 싸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겠다고 하여 노량진 수산시장에 새벽 4시에 함께 갔다. 이때가 킹크랩 경매가 시작되는 시간이어서, 도매상들에게서 흥정을 하면 바로 도매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고 나를 꼬셨다.

새벽 4시, 경매장 안의 공기

경매장 내부

좋은 물건을 잡아야 한다고 해서 새벽 2~3시경 도착해서 이리저리 구경도하고 킹크랩이 입고(?)되기를 기다렸다. 새벽의 수산시장 경매장은 뜨거웠다. 생선 냄새가 진하게 배어 있고, 조명은 강렬했고, 경매사의 목소리는 빠르고 단호했다. 난생 처음 보는 광경이어서 정말 신기했다.

상인들은 이미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새벽 4시면 아직 한참 자고 싶은 시간인데, 이 사람들에겐 하루 중 가장 바쁜 시간이었다. 그 에너지를 가까이서 보는 것만으로도 괜히 정신이 차려지는 기분이었다.

계모임 돈으로 대게를 경락받다

경매 중인 대게 상자들

이날의 목적은 계모임 자금으로 대게를 사는 것이었다. 개인적으로 구매한다면 킹크랩 가격은 사실 수산시장에서 저렴하게 산다고 해도 그리 가벼운 금액은 아니지만, 이런 목적으로 계모임 사람들과 그동안 돈을 모았으니 제대로 구입해서 맛있게 한버 먹는게 목표이다. 경매에서 직접 사면 중간 마진 없이 그날 들어온 물건을 바로 살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이유였다.

대게 박스 클로즈업

그날 구입할 대게는 대략 57마리 정도. 가격은 kg당 4만4만 5천 원 선이었다. 경매 가격은 그날 입하량에 따라 달라진다. 잡힌 게 많으면 가격이 내려가고, 물량이 적으면 올라간다. 하루 하루 시세가 다르니 갔을 때 운도 조금 따라야 한다.

경매에서 직접 사는 이유

대게 살을 확인하는 모습

경매에서 직접 사는 게 무조건 싸다고만은 할 수 없다. 배송도 가능하고, 온라인으로 사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경매장에서 직접 살 때의 가장 큰 장점은 눈으로 확인하고 고를 수 있다는 것이다.

대게는 겉보기엔 비슷해도 살이 찬 정도가 다 다르다. 경매에서 직접 보면서 살이 잘 찬 것, 활동적인 것을 골라낼 수 있다. 배송으로 받으면 뜯기 전엔 모르지만, 직접 보면 어느 정도 가늠이 된다.

고른 대게들

그 날 산 대게는 상태가 좋았다. 살도 꽉 차 있었고, 움직임도 활발했다. 직접 골랐다는 뿌듯함도 있었다.

집에서 손질하고 쪄냈다

손질 중인 대게

대게를 집으로 가져와서 직접 손질했다. 오래 살아있는 상태로 가져오는 게 쉽지 않아서 집에 도착해서 바로 작업에 들어갔다. 대게 손질은 처음엔 어색하지만 몇 번 해보면 요령이 생긴다.

쪄내는 과정

큰 솥에 물을 넉넉히 올리고 쪄냈다. 대게는 찌는 게 가장 간단하고 맛을 제대로 살리는 방법이다. 별다른 양념 없이 그냥 쪄도 충분히 맛있다.

완성된 대게

쪄내고 나니 색이 선명하게 올라왔다. 살 빠진 대게를 걱정했는데 기우였다. 다리 하나 뽑아서 확인해보니 살이 가득 차 있었다.

새벽부터 움직이는 사람들이 남긴 인상

새벽 수산시장 풍경

이날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대게보다 사람들이었다. 경매장에서 만난 상인들, 새벽부터 분주하게 움직이는 사람들. 그 사람들 덕분에 우리가 마트에서 신선한 수산물을 살 수 있다는 걸 몸으로 느꼈다.

새벽 시장 상인들

새벽 4시에 이미 하루를 시작한 사람들 옆에 서 있으니, 자연스럽게 그 에너지가 전해졌다. 힘들긴 했지만 피곤하다는 생각보다 왠지 기운이 차는 느낌이었다.

다음에 또 갈 수 있을까

집에서 함께 먹는 대게

새벽에 움직이는게 보통일이 아니다. 사실 거의 잠을 못자고 밤을 꼴딱 새는거나 다름없고, 물건을 가져와도 당일날 손질하고 쪄서 먹어야한다는게 정말 쉽지 않은 일정이다. 그리고 또 이쪽 생리를 잘 모르면 혼자 가서 가격 흥정하는 것도 쉽지가 않다. 배송 서비스도 있지만 아직 완전히 신뢰하기가 어려웠다. 직접 눈으로 보고 고르는 게 더 확실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다음에도 기회가 되면 직접 가는 걸 택할 것 같다.

먹기 좋게 손질된 대게 살

노량진 새벽 경매는 피곤하지만 충분히 해볼 만한 경험이었다. 음식을 사는 행위 하나에도 이렇게 많은 사람의 새벽이 들어있다는 걸 직접 보고 나니, 밥상 위의 것들이 조금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